제목브라질 전역에서 콩고이민청년 타살에 격분한 군중 시위2022-02-11 11:34
작성자 Level 10

[리우데자네이루( 브라질)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브라질의 리우데 자네이루, 상파울루를 비롯한 대도시에서 24세의 콩고출신 이민 청년을 무자비하게 때려 죽인 리우데자네이루 해변 매점 사건에 대한 성난 군중의 항의 시위가 5일(현지시간) 잇따라 벌어졌다.

이는 지난 달 24일 타살당한  모이즈 무게닐 카바감베의 구타 장면과 숨지는 과정이 이달 초 동영상으로 공개되었다.  그러면서 분노한 군중이  이런 종류의 폭력이 처벌되지 않고 넘어가기 일쑤인 브라질의 경찰을 믿을 수 없다며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리우에서는 카바감베가 최근에 일하던 부유층 상가인 바라 데 티주카 부근의 해변 매점 밖에 대 군중이 모여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그가 일하던 매점앞 2차 선 도로는 모두 모이즈의 사진과 초상화가 그려진 깃발로 뒤덮였고 트럭들도 항의문을 붙인 채 경적 시위에 가담했다.

그 중 한 사진은 10명이 들고 있는 커다란 화폭에 죽어간 청년의 얼굴사진을 담고 " 모이즈를 위한 정의를!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살인을 멈추게 하라! "고 쓴 대형 깃발을 보여주고 있었다.

브라질의 리우 변호사협회의 로드리고 몬덴고 변호사는 " 모이즈는 15분 동안이나 번잡한 해변가에서 구타 당했는데도 쉴새 없이 오고 가는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그 누구도 이를 말리거나 경찰에 신고한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 만약 맞고 있는 게 백인이었다면 , 누군가가 분명히 구조에 나섰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카바감베의 죽음은 경찰이 언론에 공개한  근처 보안 카메라의 화면에 담겨 있었다.  3명의 장정이 이 청년을 공격해서 약 13분 동안 몽둥이로 가격했고 그가 의식을 잃은 뒤에도 폭행을 계속했다.  나중에는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다가 그의 시신을 옆으로 굴려버리는 장면도 담겨있었다.

 경찰은 이날 폭행의 원인을 조사중이지만 많은 유색인종들은  살인이 일상화된 브라질 도시에서 경찰의 수사를 기다릴 수 없다며 그의 살해는 명백한 인종차별주의와 외국인 혐오, 그런 폭행과 살인이 묵인 되어온 증거라고 주장하고 행동에 나섰다.

다만 그의 모친이 아들의 일당 지급 문제로 매점 주인과 최근 다툼이 있었다고 증언해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시위대는 그가 일하던 매점 간판을 끌어내려 부쉈지만  시위 조직자가 폭력을 말리며 중단시켰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트 워치는 브라질 신문 '엑스트라'의 2월 2일자 1면에 게재된 살인 장면에 대해 " 비겁하고 야만적이며 무자비한 폭행"이라고 비난 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카바감베는 2011년에 고향 콩고의 북동부 부니아를 떠나 브라질로 이민을 왔다고 그의 사촌이 AP통신에게 말했다.  콩고북부는 수십 년간 내전에 휩쓸려있으며  그의 가족은 인종간 전쟁의 유혈사태를 피해서 이민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그의 어머니는 남편이 의문의 실종을 당한 뒤 자녀들을 이끌고 이민 길을 떠났다고 리우데자네이루주 인권위원회의 다니 모네테이로 변호사는 말했다.

남미 최대의 나라인 브라질은 2000년부터 2500여명의 콩고인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였다고 법무부의 이민 당국은 밝혔다.

아들의 장례를 마친 모이즈의 모친은 글로보 TV와의 인터뷰에서 "내 아들은 여기서 자랐고  여기서 공부했다.  친구들도 전부 브라질인들이다"라며 살해범들의 처벌을 요구했다. 
 
최근 수년 간 브라질은 콩고와 카메룬 이민들의 미국이민행을 위한 최선의 나라로 이민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콩고의 크리스포프 루툰둘라 외교부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콩고주재 브라질 대사를 지난 2일 소환해서 면담했다.

리우 민방위경찰대는 사건에 가담한 3명을 붙잡아서 조사하고 있지만 경찰은 이 수사에 대해 함구령을 내리고 더 이상의 정보를 내놓지 않고 있다.
 
경찰은 매점 주인을 심문했지만 공범여부는 확인되지 않았고 리우시 당국은 매점의 영업허가를 취소했다.  또 모이즈의 유족에게 매점 영업권을 주고 바라 해변의 사건 현장에  아프리카 문화와 사망한 청년을 기리는 기념물을 설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흑인남성이 별 이유없이 너무 자주 피살되는 브라질 사회의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사회적 저항을 불러 일으켰으며, 수도 브라질리아를 비롯한 전국의 7대 도시에서 항의시위의 깃발과 구호가 물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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